2012-14
8274
김나무_
2011. 10. 3. 03:36
문득 내가 살아온날을 계산해보았다.
나는 1989년 2월 7일에 태어났는데 2월 6일이 설날이었다.
나는 새해의 아기였던 셈이다.
요근래의 시간들은 나를 많이 무던하게 만들었다.
쇠는 담금질을 하는 과정에서 뜨겁게 달구고 식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강한 충격을 받는다.
쇠는 불순물을 토해내고 좀더 고른 강철로 혼합이 된다.
(강철은 두가지 금속이 섞여 있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세상의 극히 일부를 내 안에 담는 것이다.
조각으로 보았을 때는 아무런 의미도 없고
길가의 돌맹이 같은 것들인데 그것들을 꾸역꾸역 모은다.
애써 모아 놓은 것들을 다 버리기도한다.
오래 쳐다보지 않은 것은 어느새 사라져버리기도 한다.
아직 만일도 채우지 못한 내가
사라짐을 얘기하는 것은 뭔가 쑥쓰럽다.
그러나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또 하루하루를 잊어버리니까
나는 내가 잊어버린 시간에 대해서는
돌이킬수 있는 권리가 있다.
예전에는 힘을 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힘을 넣고 가자,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끝이 어영부영일지라도
기합을 빡, 넣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여기에 있다.
저리로 천천히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