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열성 성격장애

불신

지금까지 살면서 나는 단 한번도 누군가를 믿어본 적이 없다. 아마 믿는다는 것에 가장 가까운 상대는 동생일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지는 않다.

수녀님이 신에 대해 얘기하면서 머리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믿어야만 한다고 했을때 나는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왜냐면 나는 무언가를 믿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믿음이나 확신 같은 단어들은 이상하게 들린다.

당연하게도 사이비종교나 다단계 같은 것에 빠질 이유도 없다. 동시에 지극히 평범하고 정상적인 사회구조와 가치에 대한 믿음도 없다. 이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면 가슴이 좀 무겁고 답답하다. 잘 보이지 않는 곳을 파내려가야 하기 때문이다. 

나의 세계는 모호하며 붕 떠 있다. 논리적인 완결성을 지니지만 그뿐이다. 비약이 너무 심하고 일반화가 가득하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답답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