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의혹을 파헤친 영상을 보는데, 유가족이 청문회에서 짓는 표정을 보고 울었다.
이년간을 참았는데 더 참을 수가 없었다.
나쁜 마음인 것은 알지만, 어떤 재해를 볼 때에 내 일상의 평온함이 감사하다. 그래서 죄책감이 든다.
죽은 사람보다 남은 사람의 수가 훨씬 많다.
개인의 죽음도 슬프지만 집단의 죽음은 더 슬프다.
그렇게 울고나니 담배 생각이 났다.
금연중인데. 어떤 식으로든 이유를 찾으려는 내 마음이 웃겼다.
담배를 피지 않았다.
술을 한 잔 마실까 하다가도 마시지 않았다.
대신 공원을 몇바퀴 걷고, 사랑하는 사람과 얘기를 했다.
그토록 작고 연약한 것들이 모여
그토록 무겁고 깜깜한 것으로 흐르는구나.
어느쪽이냐? 어느쪽이냐?